X....
엑스.. ...사람들에게 ' x가 뭘까?' 라고 물으면

어떤이는 숨겨둔 글자. 어떤이는 x재팬 어떤이는 유재석의 x맨, x노트 등등을 말할 것이다.

나에게 'X'가 무엇이냐라고 물어온다면 난 주저않고 답할수 있다.

'자살'이라고

지금 이 글을 보고있는 유럽좀비대침공 매니아들도 x가 뭐냐라고 물어온다면

자살이라고 대답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X......

그래.....  이것이 이 사건의 원흉이었다.




나의 영원한 영웅 러시아노는 언제나 처럼 최전방에서 좀비의 공격으로 부터 유럽을 지켜내기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다, 그 때 당시도 이랬다.

단지 러시아노가 좀비에게 둘러쌓여 어쩔수 없이 '자살'을 선택해야되는 순간이었으니까..

그러나 누가 알았겠는가  러시아노를 자살시킴과 동시에 모스크바가 함락 되어버렸으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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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한 일요일 오후...

난 자연스래 엄지발가락으로 컴퓨터 전원을  눌러본다.

'위이이이이잉' 요란한 하드디스크 읽는 소리만이 방안을 가득 메운다.

바탕화면에 알프스산맥의 광활한 자연이 펼쳐진다.

나 또한 알프스의 정기를 받는듯 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무의식중에 미디어 플레이어를 클릭하고 재생을 누른다.

스피커에서는 오래된 노래지만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 이 흘러나온다.

'태양을 피하고 싶었어. 아무리 달려봐도. 태양은 계속 내위에있고오.~'

아... 나도 태양을 피하고 싶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후렴구가 나옴과 동시에 베란다 창문으로

붉게물든 노을이 나의 눈을 때린다...

눈부시다.. 평소 같으면 이 멋진 노을을 잠시나마 감상 해보겠지만.

지금은 워크를 해야한다. 귀찮다.. 피하고 싶을 뿐이다.

엄지 발가락으로 살포시 문을 닫아 본다.

붉게 타오르는 노을은 마지막으로 발악하듯 문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려 애를 써보지만

곧 문 뒤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제 마음을 잡고 워크에 집중해보자.

워크를 실행하고 배틀넷에 접속한다.

습관처럼 비밀번호를 누르려다 멈칫했다.

'아니지. 이번엔 다른아이디로 들어가볼까.'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아니 초보처럼 보이고 싶었다.

참고로 믿지 않겠지만 난 나름 EZ채널에서 쪼금 알아주는 고수다.

좀비로 하면 말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항상 'ㅎㄷㄷ' 이다.

각설하고. 그냥 갈겨 쓴 아이디로 접속했다.

때 마침 헥스터님이 공방을 만들고 있었다.

비방만 하는분인데 사람이 없나보다.

사람들이 순식간에 사라지자 급한마음에

'유럽좀비대침공##001' 얼른 복사 후 들어갔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

다들 눈치 챘겠지만  유럽의 마지막 빈자리 러시아다.

잠시뒤 공방좀비가 들어오고 (어찌보면 사람은 좀 이기적이다.)

그리곤 언제나 처럼 방장이 묻는다.

'러시아님 손 해보세요'

'훗..' 속으로 웃었다.

본 아이디로 들어왔으면 물어보지도 않았을 질문이다.

난 속으로 실소를 금치 못하며 살포시

'ㅅ' 만 눌러본다.

그리고 카운트 없이 바로 시작한다. 비잔틴은 채널 사람이었나보다.

게임이 시작되고 난 신속 정확하게 영웅과 유닛들을 부대지정하고

3초만에 정문으로 달려본다.

그리고 '나는 개념인이오' 라고 광고를 하기 위해

F11을 누르고 유닛공유를 했다.

그리고 잠시뒤 생각했던대로 멘트가 들려온다.

'오오 이번 러시아 뭔가 좀 틀린데?'

내친김에 영웅과 창격병 클레릭 궁수로 러쉬를 가서

- 뭔가 좀 있어보이는 러시아 -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지만 영웅과 창격병만

 밖으로 보내놓고 성벽을 틀어 막았다.

좀 어설퍼 보여야 게임이 재미있어지니까...

그나저나 좀비는 공격 올 생각을 안한다.

그렇게 무난히 6턴이 흐르고 돌벽을 3줄로 단단히 입구를 틀어막으니

저 너머에서 좀비들의 파상공세가 시작되었다.

느린 걸음으로 베놈과 함께 꾸역꾸역 밀려온다. 글자 그대로 개때다.

그리고 2좀으로 업그레이드가 됬다. 빠르다.좀비는 고수인가보다.

성벽 업그레이드를 안한 상태라 건축가의 지원이 필요할거 같아

모스크바를 클릭 후 부랴부랴 건축가를 보내본다. 아아.. 모스크바를 다녀오니 그 사이에

나의 영웅 러시아노가 좀비들에게 둘러 쌓여 흠씬 두들겨맞고 있다.

왼쪽 상단의 영웅체력 게이지바를 보니 눈꼽만큼 남았다.

바로 'X' 자살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 철칙중 하나가

'성벽 한개라도 좀비에게 주지말고 자살시키자'이다.

돌벽한개도 피없으면 과감히 자살시켜 좀비에게 1할의 돈도 주지 않는 나인데

하물며 영웅이다. 거기다 베놈 렙업까지 시켜줄수는 없다.

부대지정 해놓은데로 1번을 누르고 거침없이 X를 눌렀다.

그 순간..

믿기 힘들겠지만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X를 누르는 순간 영웅은 자살이 되었고. 베놈의 몸에선 광채가 뿜어져 나오면 렙업이되었고

밖에 있던 창격병들도 둘셋씩 죽어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멘트가 화면에 떳다.

바로 모스크가바 파괴되었다고....

깜~짝 놀랐다.

유좀을 처음 접했을때

'소시지의 도시 프랑크푸르트가 파괴 되었습니다.' 라는 멘트 다음으로

충격적이었다.

'뭐지?'

모스크바로 화면을 돌렸다.

성이 있어야할 자리엔 검은 재만이 가득했다.

나무를 캐던 노예들은 잠시 주춤하다 애쉬리로 발길을 옮긴다.

아아...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가 어찌된 영문인지 파괴되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영웅이 죽었을 당시 좀비가 그 자리에서 태어났느냐 아니면

다른좀비가 앞으로와 자리를 메꿧는가.

생각이 나질 않는다. 모스크바의 어이없는 소멸로 잠시 정신이 공황상태다.

곰곰히 생각해봐도 알수 없다. 좀비가 들어올 틈은 없었다.

그렇다! 나와 유닛 공유가 된 누군가가 자살 시킨거다!

실수든 아니든 누군가가 자살 시킨게 분명하다.

결론은 내려졌다.

그 자리에 250원짜리 작은성을 만들수도있지만.

애쉬리까지 나무를 가득들고 왕복하는 노예를 보니 안쓰러워 좋은 성을 줘야겠다.

나는 물었다.

"누가 모스크바 파괴 했나요?"
"???"

다들 시치미를 뚝 땐다.

"아..누가 자살 시켰잖아요 모스크바."
다들 대답이 없다.

화가 났다.

"아 양심껏 자살 시키신분 실수든 아니든 모스크바 재건하게 8천원 주세요"

또 대답이 없다.  안되겠다 이 방법만은 안쓸려 했지만 써야겠다.

설원에 남겨진 노예의 긴 발자국이 여운으로 남는다.

노예들의 노고를 생각해 모스크바를 재건 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확고 해졌다.

"님들 부신분이 재건비용 8천원 안주시면 러시아 개방합니다."

'ㅡㅡ; 뭐야 저사람'

시치미를 뚝때고 사람들은 어리둥절해 한다.

본 때를 보여줘야겠다.

"8천원 줄래. 아님 러시아 성문 열까"

대답이 없다. 알트+클릭으로 좀비가 몰려있는 성벽에 연타했다

이 화면을 보라는 신호다.

"8천원 줄래. 아님 나랑같이 좀비 밥 될래!"

'미친놈' 사람들이 욕을 하기 시작한다.

난 거침없이 돌벽 한줄을 드레그한후 폭파 시켰다.

'콰콰쾅!"

'헐 방장님 러시아 미쳤음'

줄 생각이 없나보다.

"8천원 줄래 아님 나랑같이 마우스 놓고 구경할래!"

그리고 또 한줄을 드래그 한후 폭파시켰다.

"8천원 줄래! 아님 나랑같이 미국으로 이민갈래!"

마지막 한줄마져 폭파 시켰다.

'방장님 러시아 미쳤어요'
'아 러시아 병신***;
'흠.'
채팅창에 욕설이 가득하다.
마지막 보루다 남은 성벽을 클릭했다.

그리고 채팅한다.

"8천원 줄래! 아님 나랑..

말을 읻지 못했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다.

연결이 끊어졌습니다.
       미션  종료

커킥이다..

하하하... 한가지 간과한 점이있다.

방장 헥스터님은 커킥프로그램을 쓰고 있었지..

허탈했다. 하하

허무하게 EZ채널에 멍하니 있는데 잠시뒤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온다.

헥스터님도 껴있다.

같이 했던사람중에 나를 알아본다.

'저 미친러시아 여기있네 님들 저놈하고 하지마요 미친놈임.ㅋ'

난 뻘쭘했다. 내가 생각했던 결말은 이게아니다.

좀비의 파상공세를 빈틈없이 막고 엄청난발전으로

'오..님 러시아짱이셈' 이소리를 듣고 싶었을 뿐이다.

민망했다. 나가야겠다.


'ㅋㅋㅋ' 이 소리만 남기고 ESC를 눌렀다.

숨을 고른후 문을 살짝 열어봤다.

노을은 아직도 강렬하게 문을 때리고 있다.

이제 노래 3곡이 끝나갈 무렵이다.

그리고 난 다시 다른아이디로 접속해본다.

그리고 다짐했다.

'이번엔 잘해야지.ㅎㅎ'







이상 약간의 픽션이 가미된 유좀경험담 이었습니다.

욕은 ㄴㄴ